[기획자의 시선] 철학 없는 물질은 공허하고, 물질 없는 철학은 무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속임수는 통한다.
이 글의 결론이 ‘고객들이 성숙해짐에 따라 속임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고, 정직하고 투명한 비즈니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식의 합리적이고도 아름다운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해피 엔딩은 없다. 여전히 속임수는 통한다. 가짜 리뷰와 유령 팔로워를 넣고, 검색 결과와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여전히 유효하다. 자극적인 광고가 통하지 않는다면 더 교묘하게 만들면 된다. 세상에는 언제나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대에 흐름에 맞춰, 교묘한 광고 전략을 파헤쳐서 폭로하는 유튜버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 조차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이야기하는 내용 중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때때로 진실은 만들어진다. 댓글, 구독자, 팔로워, 조회수, 후기, 뉴스, 순위, 소문... 이 중 조작이 불가능한 영역은 단 한가지도 없다. 모든 것은 조작이 가능하다. 영화 트루먼쇼가 비단 망상에 불과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하고 비합리적이냐고 불평불만하는 것은 순진하고 어리석은 행동일 것이다. 인류는 늘 이런 식으로 생존해왔기 때문이다. 정보를 쥔 자가 곧 권력을 가진다. 권력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힘이고, 정보의 불균형은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다. 언제나처럼 역사대로 흘러간다.
"역사적으로 흘러가듯 가. 배워야지 역사를." 영화 더 킹 中
철학 없는 물질은 공허하고, 물질 없는 철학은 무력하다.
무엇이 나에게 의미를 가지는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삶은 무엇인가.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다. 정답은 없다. 절대적인 것은 오직 ‘나’에게만 있다.
노인호
기획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