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시선]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대퍼포먼스 마케팅 시대의 서막
어설픈 허위/과대광고이지만, 영상 및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자극적인 마케팅 방법론이 통한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수많은 기업들은 일제히 비슷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때 당시에는 그저 그런 제품, 혹은 쓰레기 같은 제품도 자극적인 영상과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팔린다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이 방식은 잘 먹혔다. 미디어 커머스 또는 콘텐츠 커머스라고 불리는 기업들이 생겨났으며, 이들이 출시하는 제품은 연일 승승장구하며,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대 퍼포먼스 마케팅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전통적 매체(TV나 라디오 등)를 활용한 방식을 탈피하고, 검색 매체와 SNS 등을 활용한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심지어 성과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더 확실한 마케팅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금세 지쳤고, 이러한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극적인 광고를 보고 구매한 제품이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경험을 자주 하게 되자, ‘믿고 거르는 페북템’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은 점점 고민이 많아졌다. 광고를 잘하면 잘 팔린다는 것이 검증이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재구매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매출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했다. 이때부터 미디어 커머스 기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R&D 센터를 설립해 역량을 강화하거나, OEM에서 자체 생산으로 변경하기도 했는데... 이미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디지털 환경이 더욱 고도화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성숙해짐에 따라 더 이상 어설픈 눈속임이나 상술은 통하지 않는다. 이제 고객들은 마약 베개가 생각만큼 편하지 않다는 사실을, 페로몬 향수가 이성을 유혹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노인호
기획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