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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시선] 스몰 브랜드와 매스 브랜드

창작을 업으로 삼으면, 창작자 개인의 창작 욕구와 일로서의 창작 사이에서 언제든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일’과 ‘창작’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만이 아니라, 창작자가 자아 표현의 욕망과 업무적인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워서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혼란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누구나 언제든지, 그리고 수시로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혼란을 급히 잠재우기 위해 “이것은 ‘창작’이고, 저것은 ‘일’이다.”라고 무 자르듯이 딱 잘라 버리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다. 세상에는 완벽하게 규정지을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고, 경계를 그어 놓음으로써 마음이 잠시 편해질 수는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또 다른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

나 역시 최근 프로젝트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반복적인 과제를 수행하면서, 이 균형에 대해 재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이 '균형'은 곧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스몰 브랜드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브랜드와 기획자(Founder, Owner)의 동시 생존’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면, 결국 두 쪽 다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균열

최근, 동료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프로젝트룸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상대로도 우리의 작업 방식이 워킹하는지 테스트해 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였지만, 사실 우리의 근간을 뒤흔드는 질문이기도 했다. 기획자인 '나'와 브랜드인 ‘프로젝트룸’ 둘 다에게. 이유는 간단하다. 기획자이면서 동시에 창작자인 '나'의 창작욕을 불태우는 질문이었고, 프로젝트룸에게는 더 높고 넓은 곳으로의 도약을 꿈꾸게 하는 질문이었다.

프로젝트룸은 지금까지 스몰 브랜드를 위해 특화된 파트너로 자리 잡아 왔다. 스몰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러한 '스몰 브랜드를 위한 전문가'라는 정체성은 프로젝트룸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도 같다. 대기업을(큰 규모의 비즈니스)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프로젝트룸이 지금까지 쌓아온 스몰 브랜드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와 맞춤형 전략을 대규모의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이는 곧 프로젝트룸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방향성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근간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스몰 브랜드와 매스 브랜드

프로젝트룸은 스몰 브랜드를 대상으로 생애 주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스몰 브랜드의 정의와 스몰 브랜드의 반대 개념인 매스 브랜드의 차이는 무엇인가?

스몰 브랜드(Small Brand)

  • 특정 타겟층과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 브랜드 철학, 창업자의 가치관, 제품의 스토리 등을 강조하여 브랜드의 고유성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다.
  • 대중 시장에서의 점유율보다는 니치 마켓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을 우선한다.
  • 지속 가능한 성장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된다.

매스 브랜드(Mass Brand)

  • 가능한 한 넓은 시장을 대상으로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 많은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
  • 판매와 수익을 최대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나가는 데 초점을 둔다.
  • 글로벌 시장 확장 등이 주요 목표가 된다.


전략의 차이

따라서 스몰 브랜드와 매스 브랜드의 전략은 목표, 자원, 소통 방식, 실행법 등 모든 측면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

  • 매스 브랜드는 의사 결정 과정이 길고 복잡한 반면, 스몰 브랜드는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리고, 빠르게 실행한다.
  • 매스 브랜드는 안정적인 자본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하지만, 스몰 브랜드는 예산 부족, 자원 제한, 브랜드 성장의 불확실성 등 여러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
  • 매스 브랜드는 브랜드의 가이드라인이 매우 체계적이지만, 스몰 브랜드는 오히려 이러한 체계적인 규율이 브랜드의 자유로움을 저해할 수 있다.


재균형(복무)

그러나 당시의 나는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동조했다. 프로젝트룸이 더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더 큰 규모의 고객을 수주하고, 더 수준 높은 작업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대답했다. 심지어 고객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에이전트 집단입니다. 최소한의 윤리 강령은 지키되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 바운더리 안에 예술과 자아실현이 들어갈 자리는 없습니다. 이것이 프로젝트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자, 우리가 프로젝트룸다움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개인 욕망 사이에서 본질을 지키는 과정이자 '복무'의 행위이다. 모든 에이전시는(창작 용역 서비스) 이 개인의 욕구를 다스리지 못하는 한 계속 같은 질문의 구렁텅이 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기획자의 시선>
프로젝트룸 대표 기획자 노인호의 지극히 개인적인 업계 관찰 & 인사이트 공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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