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들은 불필요하게 길다. 하나의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많은 사례를 나열하는 형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글은 한 페이지로도 충분할 만큼 단순한데, 나머지 100페이지 이상이 온통 근거와 사례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있다. ‘주장 – 사례 A – 사례 B …’ 이런 방식은 오히려 본론을 흐리게 만든다. 본질보다 부연 설명이 더 많은 글을 읽으며, 이것이 정말 필요한 정보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제는 누구나 직접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어떤 주장이든,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례와 근거는 검색 몇 번이면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글에서까지 장황하게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반복되는 설명은 오히려 독자의 사고를 방해하고, 때로는 불필요한 확신을 강요하는 장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애초에 이 글은 설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완벽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주관적이고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판단조차도 독자의 몫이다.
<기획자의 시선>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지난 6년간 컨설팅업에 종사하며 겪은 일들과 고충, 산업과 세상을 향한 일종의 분노와 분출(?)이 담겨있다. 글의 형태는 에세이와 칼럼 사이의 중간 성격을 띄고 있으며, 지극히 단호하고 공격적인 형태의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내면의 목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그야말로 토해내듯이 작성한 글이기 때문에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희석되거나 차분히 가라앉은 생각 역시 매우 많지만, 당시의 분출이야말로 이 글의 매력이라 생각하고 표현 방식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 다소 눈이 찌푸려지거나 오만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기를 미리 부탁드린다.
프로젝트룸 대표 기획자 노인호의 지극히 개인적인 업계 관찰 & 인사이트 공유 칼럼.